[태그:] Supernote

  • 또 샀다

    또 샀다

    택배가 또 왔다

    택배가 또 왔는데 뭘 시켰는지 기억이 안 난다. 진짜로. 현관 앞에 박스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내 거고 하나는 지오 거다. 서로 눈 마주치고 아무 말 안 했다. 박스 각자 들고 들어갔다.

    내 거 뜯어보니까 Omi였다. 89달러짜리 AI 웨어러블. 아 맞다 이거 시켰지. 서하랑 놀 때 대화 자동 기록하려고. 근데 그건 구매 버튼 누를 때 생각이었고 지금은 그냥 투명 플라스틱 동그라미가 손바닥 위에 있다. 앱 깔아야 되고 계정 만들어야 되고 Notion 연동해야 되고.

    일단 충전기부터 꽂았다.

    한 달에 427달러어치

    그 전주에 Plaud Note Pro가 왔다. 179달러. 회의록 자동 전사용. 회의 많냐고? 많지는 않다. 근데 있으면 편하잖아. 그 전전주에는 Soundcore Work. 159달러. 이건 음질이 좋다길래. 합치면 427달러인데 이걸 한 달 안에 다 질렀다.

    세 개 다 Notion 자동 동기화 스크립트를 짰다. launchd로 5분마다 돌린다. 각각 반나절씩 걸렸다. 스크립트 짜는 게 재밌어서 기기 자체보다 그쪽에 시간을 더 썼다. 지금 3개 중에 실제로 매일 쓰는 건 — 스크립트는 3개 다 돌아가는데 기기를 실제로 들고 다니는 건 하나도 없는 날이 더 많다.

    가젯 무덤

    Supernote Nomad. E-ink 태블릿. 펜으로 쓰는 느낌이 종이 같다고 해서 샀다. Syncthing 동기화도 되고 서재에서 독서 노트 쓰려고. 2주 지났다. 서재 책상 위에 충전 안 된 채로 놓여 있다.

    BlueFox NX1. 4인치 안드로이드폰. 서브폰으로 쓸 거였다. 무슨 서브폰이 필요한지는 나도 잘. Helio G81이라 성능은 별로인데 루팅 가능한 게 포인트였다. MTKClient로 부트롬 접근해서 Magisk 깔고 Shamiko 올리고 PlayIntegrityFix 적용하는 데 하루 꼬박. 그 과정이 재밌었다. 지금은 어딘가에 있다. 침대 밑이거나 소파 쿠션 사이거나.

    Ray-Ban Meta. AI 선글라스. 한국에서 정식 지원 안 해서 WireGuard VPS 세팅하고 미국 IP로 우회하고 XPrivacyLua로 BSSID 차단까지 해야 동작한다. 거기서 또 이틀. WiFi 범위 안에서만 되니까 집에서 쓰는 선글라스가 됐다. 집에서 선글라스를 왜 쓰냐. 모양은 예쁘다.

    도파민 곡선

    쿠팡 알고리즘이 무섭다. USB-C 허브 검색했다가 기계식 키보드 보고 Cherry MX Brown이 좋다는 글 읽다가 모니터 암 리뷰 영상 보다가 스탠딩 데스크 가격 비교하다가 — 아 어쨌든 장바구니에 세 개 담겨 있었다. 뭐가 있었는지는 다음날 돼야 기억남. 알림 오면 “아 이거 담았었지” 한다.

    택배 뜯는 순간이 정점이다. 포장재 벗기고 본체 꺼내고 전원 켜는 순간까지가 도파민 최고점. 설정 시작하면 이미 흥미가 빠진다. 이틀 지나면 충전기 위치를 까먹는다.

    이거 문제인 거 안다. 알면서 Amazon 앱 열어서 Teenage Engineering TX-6 페이지를 보고 있다. 오디오 믹서. 작고 예쁘다. 1,199달러. 필요 없다. 근데 리뷰 영상이 17분짜리인데 벌써 12분째

    관련글: Meta 안경 – 집에서 쓰는 선글라스의 전말

    관련글: 미니멀리즘을 동경하는 맥시멀리스트 – 이 글의 후속편 같은 거

    관련글: ADHD가 아빠가 되면 – 충동구매의 원인에 대해